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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무소

식량위기를 실험실 식량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

by 변호사 기옥 2013. 7. 15.

 멜서스가 식량위기를 예언한 지가 한참 전이지만, 아직 인류는 식량으로 멸망하지 않았다. 누구나 한번 쯤 식량위기의 도래에 대해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식량위기란 인류의 번식속도가 식량 생산량의 증가를 한참 능가하여 - 멜서스는 이를 기하급수적 증가와 산술적 증가로 표현한 바 있다 - 인류에게 식량위기가 도래하고, 이로 인해 세계는 분열하고 멸망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식량위기가 도래한다는 전제 하에, 이를 극복할 대안으로 실험실 식량이 대두되고 있다.

관련 기사 >>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30108023002  


 실험실 식량으로 식량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지의 여부는 먼저 한 가지의 논의를 거쳐야 한다. 식량위기의 본질은 무엇인가? 어떤 이유로 식량위기가 발생하는 지 알아야 실험실 식량 개발과 식량위기의 상관관계에 대해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사람들은 식량위기가 식량의 절대적 부족에서 기인한다고 말한다. 맬서스가 '인구론'에서 말했던 주장을 계승하는 사고방식으로, 인류의 식량 수요량이 공급량을 초과함에 따라 식량위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식량위기는 식량의 절대적 부족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인류에게는 식량이 넘쳐 흐른다. 지구는 매년 200억명 이상이 섭취할 수 있는 식량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곡물가격은 폭등하고 있을까? 20억명의 기아는 어떤 이유로 발생하고 있는 지 알아야 한다.

 

 이유는 인류의 식량 낭비에 있다. 식량의 절대 생산량 중 1/3은 바이오 연료의 원료로써, 나머지 1/3은 식용 고기의 생산을 위해 사용된다. 나머지 섭취만을 위한 식량마저 엄청난 양이 버려지고 있다. 20억명의 기아는 배를 움켜잡고 죽어가고 있지만 소와 돼지는 인간의 탐욕을 위해 살찌우고 있다.

 

 이러한 사실들은 식량위기가 자원의 분배 차원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한다. 식량은 넘쳐나나 인류의 욕심은 그를 을 탐욕을 위해 낭비하고 있다. 그러나 인류의 행동양식은 재빠르게 변하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육식과 바이오연료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식량위기는 분명히 도래한다. 이제 재정립된 식량위기의 개념 하에서 실험실 식량이 이를 타개할 대안이 될 수 있을 지 살펴보아야 한다.

 

 실험실 식량은 일종의 독점적 기술이다. 지문에서 언급한대로 네덜란드에서 실험실 식량 재배 기술을 발명했다고 가정하자. 과연 네덜란드가 전 세계의 식량 부족을 위해 해당 기술을 기꺼이 공유할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네덜란드는 결코 기술을 공짜로 넘기지 않는다. 그들은 기술 개발을 위해 지불한 기회비용을 잘 알고 있다. 지극히 경제적이며 합리적인 방식으로, 세계 곡물시장을 독점할 것이다. 곡물시장의 독점은 더 악화된 식량위기를 야기한다. 실험실 식량의 안정성 문제까지 생각한다면, 인류가 실험실 식량을 개발해서 얻는 위험이 너무 크다.

 

 따라서 실험실 식량으로 식량위기를 극복한다는 것은 그다지 현명하지 못하다. 우리는 실험실 식량 기술로 식량의 절대적 양을 늘리는 것보다, 탐욕에 의해 사라져 가는 식량을 줄일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선진국이 보유한 식량을 제 3세계에게 분산시키되, 양자에게 모두 이익이 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