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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무소

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 - 석지영

by 변호사 기옥 2016. 1. 1.

"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 - 하버드대 종신교수 석지영의 예술, 인생, 법.


- 석지영의 삶 

 얼마전 인터넷 뉴스에서 한국계 미국인으로는 최초로 하버드대 종신교수가 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석지영'이라는 여교수로, 한국계로서 미국에서 인정받는 교수가 되기까지 어떻게 살아왔는 지 그 과정이 궁금하여 책을 펼쳤다.

 석지영은 어렸을 때부터 발레, 피아노 등 예술에 조예가 깊었다. 특히 발레는 sab라는 유명한 학교에 다녔을 정도로 조예가 깊었으나, 입시가 가까워지면서 부모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포기했다. 한편 독서를 엄청나게 했는 데,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과 자주 서점에 다녔고, 희곡, 소설, 시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반면에 풍부히 책을 읽었다고 한다.


- 나의 삶.

 "우리가 모든 것을 파악했다고 믿는 그때, 그제서야 우리가 정말로 알아야 했던 것을 몰랐다는 사실을 깨닫는 일은 흔하다."

이번 입시를 치르면서, 또한 올해 실패를 겪으면서 느꼈던 것과 비슷하다. 나는 내가 서류전형, 면접전형, 그리고 나의 인생관에 대한 오만한 확신이 있었다. 나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나는 소중하고 특별한 사람이 많다. 그러나 나의 생각이 모두 정답인, '신적인' 특별함은 내겐 없다.

 석지영씨는 마셜장학생 (영국에서의 대학원 과정에 대한 장학금을 받는 과정)에 지원하여 합격했다. 워싱턴에 면접장으로 들어가면서, 압박감을 견딜 때 유년시절의 피아노 연주 경험을 떠올렸다고 한다. 나는 어떠한 압박감과 싸운적이 있는가. 압박감을 이겨낸적이 있는가.

 이 책을 읽으면서 지속적으로 드는 생각은 '부럽다는' 것이다. 예일대를 다니면서 매 방학마다 프랑스에서 마음껏 프랑스어와 프랑스문학을 공부했다는 것이 부럽다. 유년 시절 아버지가 의사고 어머니가 이대 출신이었기 때문에 부족함없이 예술과 문학에 일찍 눈을 떴다는 것이 부럽다.

 사회학자 부르디외가 말하기를 예술적 취향이 사회 계급의 척도를 드러낸다고 했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촌놈은 와인과 클래식을 즐길 줄 모른다. 나는 소주와 막걸리가 친숙한 전형적인 서민이라는 것이 서글퍼지는 순간이다.

 그러나 나에게도 나름의 무기가 있다. 나는 석지영씨가 보지 못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았다. 나는 땀흘리는 노동을 여러번해보았고, 사회의 가장 밑바닥을 직접 부딪혀 느껴보기도 했다. 나는 고상한 인간은 되지 못하더라도 단단한 인간은 될 수 있다.